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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picked rating by our curators남석우: In the Middle of a Place That Is Nowhere
About This Exhibition
어느 곳도 아닌 장소의 한가운데에서 From The Dead Center of Nowhere 남석우 개인전 남석우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 제목 《어느 곳도 아닌 장소의 한가운데서》는 소설의 한 문장에서 왔다. 작가는 책으로 접한 상황이 일상의 시간 위로 포개지는 기묘한 경험을 하곤 한다. 작업실을 거닐다가도, 문득 지금 이곳이 어디이며 무엇을 하는 공간인지 스스로에게 묻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 시간 동안 작가가 발 디딘 현실은 ‘어느 곳도 아닌 장소’로 일시적인 변모를 겪는다. 예컨대 손에 쥐가 날 때마다 그는 바다 한가운데에서 매 발톱처럼 오그라들던 어느 노인의 왼손을 떠올린다. 혹은 나이 든 열쇠공의 세계와 거친 바다로 향하는 이의 꿈을 혼동하기도 한다. 문자로 지어진 이야기 속 인물들의 풍경은 그렇게 작가의 현실 위로 끊임없이 교차한다. 〈시골 The Rest on the Grass〉는 그림 가운데 개의 형상이 누드의 사람 신체와 일체를 이룬 작품이다. 해질 무렵 볏짚 타는 연기로 번져 있는 시골에서 느낀 오묘함 떠올리며 풍경을 다듬었다. 어린 시절 자주 이사를 다녔던 작가는 그럴 때면 잠깐씩 담양에 가 지내야 했다. 그에게 시골은 새로 거처를 옮기기 전 잠깐씩 머무는 중간지대 같은 것이었고, 내내 안온함보다 불안감에 휩싸여 지낸 시간들이었다. 이런 이유로 화면에 펼쳐진 상상의 시골은 어느 곳이면서 어디도 아닌 장소다. 날개처럼 두른 두 개의 산, 개가 발 딛고 있는 물은 화면 전체에 은근한 긴장을 부여한다. 남석우에게 회화는 이미지와 서사로 엮어낸 기틀 위에서 ‘세계’와 ‘나’의 관계를 사유하는 단막극 무대에 가깝다. 작업실을 오가는 길 위에서 눈과 귀, 피부에 닿는 행인들의 몸짓, 말소리, 공기의 질감 같은 유무형의 자극들 뇌리에 남아 떠도는 기억, 몽상, 감정들은 작가 회화 작업의 밑바탕이다. 그는 의식에 잠겨 있던 감각의 파편들을 붙들어 과거와 현재, 상상과 현실을 오가면 형상을 그리고 이야기를 지어 숨을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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