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전시 정보에 대한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전시 정보는 변경되거나 오기입될 수 있으니 방문 전 각 기관에 확인 부탁드립니다.
전시 소개
우리는 꽤 합리적인 사람인 척 살아간다. 문제는 합리성이 대개 ‘지식’이 아니라 ‘태도’로 작동한다는 데 있다. 하루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근거 없는 믿음은 늘 미세한 틈으로 스며든다. “오늘은 왠지 잘 풀릴 것 같다”는 예감, 행운의 숫자, 말이 씨가 될까 봐 삼키게 되는 문장, 기분을 바꿀 것 같은 색 하나, ‘좋은 날’을 고르는 감각. 이 사소한 선택들이 모여, 불확실한 세계를 지나오기 위한 각자의 작은 근거가 된다. 고양이는 하루의 안녕을 비는 존재다. 무심히 누워 있는 얼굴, 조용히 걸어 다니는 몸짓이 어떤 날에는 작은 신처럼 느껴진다. 그것은 대단한 소원을 비는 기도라기보다, “오늘은 일단 괜찮다”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게 하는 자리다. 여기서 말하는 믿음은 거창한 종교나 미신이 아니다. 하루를 지나오기 위해 각자가 만들어내는 장치, 그러니까 개인용 기즈모에 가깝다. 귀여움은 장식이 아닌 방패가 되고, 기호는 모여 기묘한 조합의 질서를 만든다. 그 ‘조금 이상한 믿음’을 화면 위에 올려놓는다. 이번 전시는 페인팅과 나무 부조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한 매체에 정착하기보다 새로운 형식을 시험하는 과정 자체가 작업의 내용이 되어왔다. 이번에는 잠시 모니터와 마우스에서 벗어나 손에 닿는 물성을 더 가까이 끌어왔다. 디지털의 매끈한 픽셀 대신 실패와 망설임까지 포함한 흔적이 화면을 만들고, 그래서 작업들은 다소 투박한 채로 남아 있다. 그러나 그 투박함을 숨기지 않는다. 정교함을 과시하기보다 손이 지나간 자리의 정직함이 남도록 했다. 이 선택은 민화가 지닌 태도와도 맞닿아 있다. 민화는 ‘잘 그린 그림’이라기보다 생활의 기술에 가까웠으며, 특히 길상적 민화는 잘 살고 싶고 무사하고 싶고 조금 더 나아지고 싶은 마음을 일상의 이미지로 붙잡아두는 방식이었다. 소망과 불안이 동시에 깃든 그 이미지의 구조를 오늘의 언어로 다시 불러낸다. 전시 제목 「우리는 모두 조금 이상한 것을 믿는다」는 한국 스켑틱 협회가 펴내고 바다출판사가 출간한 동명의 책 제목에서 차용했다. 비가 많이 오던 날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한 순간, 근거보다 빠른 확신으로 이것이 운명이라 믿고 이 제목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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