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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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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소개
오늘날 기후위기와 환경오염은 경고를 넘어선 일상이 되었다. 우리는 위기의 원인을 알고 있지만,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 사이에는 여전히 깊은 간극이 존재한다. 인류학자 애나 칭(Anna Tsing)이 『세계 끝의 버섯』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폐허가 된 토양에서도 균류와 나무는 서로의 뿌리를 감싸며 살아간다. 이 공생은 현재 우리에게 작동하고 있는 생존의 방식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이 공생이 우리 삶의 윤리가 될 때, 우리는 어떤 풍경을 마주하게 될까. 강수지&이하영_팝업 농(農): 씨앗과 우리 _토종씨앗, 농기구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가변크기_2024 본 전시는 '돌봄'이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 주체와 타자가 맺는 관계의 지도를 다시 그린다. 여기서 돌봄은 누군가를 일방적으로 보살피는 시혜적(施惠的) 접근이 아니다. 영국의 '더 케어 콜렉티브(The Care Collective)'가 제안하듯, 돌봄의 핵심은 '상호의존성'에 있다. 사회적 타자를 결핍된 존재로 규정하는 대신, 그들과 맺는 관계 자체가 새로운 사회적·문화적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음을 직시하는 것이다. 이 맥락에서 타자는 도움을 기다리는 취약한 대상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세계를 함께 구성하는 공존의 파트너로 재정립된다. 김윤수_바람의 표면_비닐 쌓기_가변크기_2011-2018 이러한 상호의존의 정치는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토양과 생태계, 그리고 비인간 존재들로 확장된다. 기후위기(climate crisis)를 넘어 기후비상(climate emergency)이 선포된 오늘날, 파괴된 생태계는 단순히 '환경문제'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 삶의 기반 자체를 위협한다. 이제 돌봄은 인간 중심적 윤리를 넘어, 지구라는 거대한 유기체 안에서 작동하는 '생태적 상호 돌봄'으로 나아가야 한다. 문서진_종이 연구: 죽은 식물의 몸_식물섬유_가변크기_2021-2025 전시는 이 물음 앞에 멈춰 서서 돌봄의 의미를 재구성하는 작업들로 채워진다. 신체와 자연, 씨앗과 땅, 농사와 삶의 방식을 다루는 각각의 작품은 인간과 비인간이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서로의 리듬 안에서 얽혀 있음을 저마다의 언어로 보여준다. 이번 전시가 기후 비상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재난의 서사나 유토피아적 환상이 아닌, 오늘의 일상에서 가능한 실천의 지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예술이 즉각적인 해답을 주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지구와의 우정을 회복하고 예술적 상상력을 발휘해 지구 생태계와 공존하는 새로운 미래를 견인하길 바란다. ■ 최진주 Vol.20260328c | 돌봄의 풍경展 @ 은암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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