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3등급
Till 7, From 7 Par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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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소개
드로잉룸은 개관 7주년을 맞아, 그동안 가장 중심에 두어 온 연례 기획전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해 온 8인의 작가들을 한자리에 모아 선보입니다. 2019년 4월 문을 연 드로잉룸은 작가와 함께 성장하는 공간을 지향하며, 매해 선정된 신진작가들과 긴 호흡의 개인전을 이어왔습니다. 한국 미술시장 안에서 드로잉룸만의 관점을 제안하고, 자칫 스쳐 지나가기 쉬운 동시대의 감각을 젊은 작가들의 언어와 시선을 통해 구체화하려는 시도는 어느덧 우리 공간의 정체성이 되었습니다. 다음 해의 작가를 찾고, 그들의 작업과 전시에 대해 오랜 시간 대화를 이어가는 과정은 언제나 설렘과 긴장을 동반했습니다. 작업실에서 마주한 열정과 치열함은 마치 지도 없이 새로운 길을 함께 걷는 일과도 같았지만, 예측할 수 없기에 더욱 기대되는, 그 불확실성은 매번 봄처럼 생동하는 에너지를 공간에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문득 이탈리아 시에나에서 경험한 팔리오(Palio) 축제가 떠올랐습니다. 18개 지역이 각자의 깃발을 내걸고 말 경주를 펼치는 이 축제 동안, 작은 중세 도시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열기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매해 같은 시기에 반복되지만, 그 반복은 결코 동일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그 시간을 기다리고, 스스로 참여하며, 일상 속에서 축제의 의미를 다져냅니다. 그곳에서 느낀 것은 '특별한 날'이어서 축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일상의 순간을 스스로 기념할 때 비로소 축제가 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드로잉룸의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 역시 그러했습니다. 매년 이어져 온 전시 준비의 시간은 일상의 연속선 위에 있었지만, 작업실을 오가며 나눈 긴장된 대화 속에서 서로의 언어를 조율해 나가는 과정은 언제나 작은 축제와도 같았습니다. 예술은 표현과 해석의 반복 속에서 존립하지만, 그 반복은 늘 새로운 질문과 감각을 동반합니다. 같은 형식으로 이어지지만, 그 안에서 마주한 태도와 서사는 또 다른 내일과도 같은 시간입니다. 드로잉룸의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은 작가 각자의 질문과 서사에서 출발하였습니다. 1회 선정 작가 이동훈은 '무엇을 그릴 것인가' 보다 '어떻게 그릴 것인가'를 집요하게 탐구하며 회화의 태도 자체를 사유하게 했습니다. 그의 작업은 형식 이전에 태도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축적과 확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2회 임희재는 박제된 동물이라는 모티브를 통해 인간의 욕망에 대한 은유를 제시했습니다. 평면의 표면성과 욕망의 물질성을 교차시키며 구축한 화면은, 우리가 응시하는 대상과 그 이면을 동시에 바라보게 했습니다. 조상은은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에 ‘평면의 두께'와 물질적 질감에 천착하며 회화의 본질을 다시 질문하였습니다. 그의 화면에 축적된 시간은 속도의 시대와는 다른 감각을 제안하였습니다. 이인전으로 선보인 김민수와 로지은은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과 매체에서 출발했지만, 90년대생 작가 특유의 동시대적 감각을 각자의 위트와 방식으로 풀어냈습니다. 1년간의 대화를 거쳐 완성된 전시는 제목처럼 두 작가의 '허밍'이 공명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한지형은 미래적 상상 속 신체의 변형을 작업의 소재로 등장시키고 드로잉룸 공간 전체를 하나의 상담소로 전환하는 평면과 설치 작업을 선보였습니다. 공간을 적극적으로 재구성한 그의 태도는 전시에 또 하나의 서사를 더해 주었습니다. 최유정은 가장 오랜 준비 과정을 거친 작가였습니다. 2년에 걸친 긴 준비 기간 동안 작가는 세 번의 이사를 거치며, 우리는 세 번의 다른 작업실을 방문했습니다. 그 과정은 공간에 대한 개인적 여정이 전시의 서사로 응결되는 과정을 함께 목격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산오는 문학적이면서도 촉각적 감각을 바탕으로, 동양화와 도예를 넘나들며 삶과 죽음을 매개하는 '새'의 영성을 탐구하는 작가입니다. 평면과 입체를 오가는 그의 작업은 물질과 존재를 연결하는 또 다른 층위를 제안했습니다. Till 7, From 7은 이러한 시간의 축적 위에서 출발합니다. 지난 7년의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이 그러했듯이, 이번 전시 또한 일상 속에서 다시 한번 서로의 작업을 기념하는 작은 축제가 되도록 기획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축적해 온 시간이 한 공간에서 교차하며 또 다른 리듬을 만들어내는 순간, 우리가 비로소 함께 시간을 기념 celebrate 하게 되는 것입니다. 2026년 봄, Till 7, From 7은 지나온 시간 위에 가벼운 리듬을 더하며, 더 깊은 호흡으로 또 다른 시작을 향해 나아가고자 합니다. 글 김희정 A dream you dream alone is only a dream. A dream you dream together is reality. _Yoko Ono 참여작가: 김민수 로지은 이동훈 임희재
모든 전시 정보에 대한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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