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1등급
<500 개인전 : 낙서에서 그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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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소개
<작가노트> : 낙서에서 태어난 생명체들인 ‘꾸무리’들을 통해 그냥 살아갈 용기를 이야기합니다. *삶이 너무 무겁고 크게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내게 도움이 되는 것은, 우주의 보이지 않는 성운들이나 바위 밑에 들끓는 벌레들, 내 손톱과 속눈썹 밑에 바글바글한 미생물 따위입니다. 그렇게 내가 자연의 일부임을 상기하고, 그 안의 무수한 개체들과 종, 환경의 상호작용들, 그리고 시공간을 초월한 원자의 결합과 해체를 생각하면, 어느새 내가 어찌할 수 없는 허무는 신비로움으로 가득 차고, 숨은 조금 더 가벼워집니다. 그냥 존재하는 것들의 치열함과 무심함은 우리의 삶을 비춰보기에 적절한 예를 언제나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나와 네가 언젠가 같은 것을 이루었거나 이루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만족스럽습니다. *이러한 생물로서의 삶과 자연에 대한 관심은 평소의 낙서를 통해 무의식적으로 표현됩니다. 그 중에는 특히 이름없는 동식물들이 많은데, 이 가상의 생물들을 나는 ‘꾸무리’라고 대충 불렀고, 그러다 보니 또 제법 정이 들었습니다. 낙서에서 태어난 꾸무리들은 자유롭게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하며, 일부는 조금 더 자주 오랫동안 곁에 머물며 이야기를 만들거나 아예 눌러 앉아 어떤 상징이 되기도 합니다. 이들은 언제나 무언가 잘못되지는 않을까 벌벌 떠는 나로서는 드물게, 마음을 내려놓고 정답게 꺼내 쓸 수 있는 재료이자, 스스로 고유하다고 자신 있게 여길 수 있는 내 마음의 단서들이기도 합니다. 순간적이고 본능적인 행위인 낙서는 가볍게, 그러나 무참히 지나온 시간을 압축합니다. 그래서 누구나 자신의 것이 아닌 그림을 그릴 수는 있어도 자신의 것이 아닌 낙서를 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내게 낙서란, 솔직한 내면을 뱉어내는 일인 동시에, 스스로에 대한 의심과 망설임에서 벗어나는 자기극복을 의미합니다. 즉, 비움으로써 나아가는 일입니다. 길게 얘기했지만 모두가 그냥 자연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들숨이 있으면 날숨이 있어야겠지요. *이렇게 생각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공책 속, 책벌레들보다는 낮은 차원에 살고 있는 녀석들을 다시 채집하여 재구성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낙서는 그림이 됩니다. 백지를 극복하는 힘은 낙서의 충동성과 본능, 그리고 무의미함에 있습니다. 이처럼 자연이 그러하듯, 이유를 찾기보다는 ‘그냥 살아가는 용기’를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자 합니다. 전시장에 귀한 발걸음 해 주신 분들 역시, 이 아무것도 아닌 존재들을 통해 즐거움과 용기의 조각들을 떠올리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든 전시 정보에 대한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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