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1등급
신경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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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소개
다시 쓰는 첫 줄 (부제: 경로당에서 쓴 생의 이력서) 평생을 보이지 않는 절대자의 음성을 세상에 전하며. 영혼의 안식처를 일구는 소명자로 살았습니다. 강단 위에서 복음을 설파하던 저의 시선은 늘 하늘과 맞닿아 있었습니다. 그러나 평생 입어온 성직의 옷을 벗고 내려온 세상의 끝자락 동네의 작은 경로당에서 저는 비로소 하늘보다 깊은 이웃이라는 땅의 얼굴들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생의 가장 뜨거운 계절에 저마다의 이름표를 가슴에 달고 달립니다. 젖은 아스팔트위에서 가로등 불빛을 이정표 삼아 핸들을 잡던 손. 가스불의 아지랑이 속에서 누군가의 허기를 채우던 손 이들 모두가 가족의 생계를 일군 손들입니다. 사회가 부여한 그 견고한 직함들은 한 인간을 증명하는 유일한 신분증이었으며, 우리는 그 이름표가 지시하는 경로를 숙명처럼 따라가 청춘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시간의 저녁 노을이 짙어지면. 우리를 지탱하던 이름표들은 낙엽처럼 소리 없이 떨어져 나갑니다. 퇴직과 은퇴라는 마침표는 단순히 사회적 역할의 종료가 아니라. 평생 나를 정의하던 외투를 벗어 던진 뒤 마주하는 낯선 고립의 시작입니다. 저는 그 '탈 역할 (Post-Role)'의 시기에 남겨진 노년의 얼굴 위에서 지워진 이름표보다 휠씬 더 선명한 생의 진실을 발견합니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본 우병훈씨의 손마디는 이제 택시 미터기 대신 모니터 앞에서 이력서를 쓰며, 새로운 삶의 방향을 묻고있습니다. 금융인에서 경비반장으로. 식당주인에서 긴 시간을 지나 묘목을 심는 조경 도우미로 거듭난 그들의 일상도 그 자체로 숭고한 예배이자 기도가 됩니다 그들의 깊게 패인 주름은 상실의 흔적이 아니라. 어떤 풍파에도 꺾이지 않고 다시금 삶의 첫 줄을 써 내려가는 존엄한 현재의 훈장입니다 이 기록은 은퇴라는 이름으로 소외된 이들을 향한 연민이 아닙니다. 오히려 역할이라는 가면 뒤어 숨겨져 있던 한 개인의 역사가 얼마나 치열했는지. 그리고 그 삶의 동력이 어떻게 현재의 노동과 내일의 소망으로 이어지는지를 증명하는 엄숙한 예우입니다 이제 저는 보이지 않는 말씀 대신 뷰파인더 너머로 보이는 그들의 정직한 땀방울과 고요한 눈동자속에서 새로운 복음을 읽습니다. 이름표는 낡아 사라질지언정. 인간의 존엄은 단 한 순간도 은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사진들이 관객들에게 '완성된 끝'이 아닌. 다시 시작되는 '첫 줄' 의 설렘으로 읽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2026년 4월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 (로마서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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