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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소개
선화랑은 2026년 5월 8일부터 6월 12일까지 칠레 출신 작가 세바스티안 에스페호(b.1990)의 국내 첫 개인전 《Bright Moon》을 개최한다. 본 전시는 2025년 영국 작가 그룹전 《The Way We Live Now》에 이은 연장선으로, 동시대 회화에서 주목받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하는 자리이다. 칠레 비냐 델 마르에서 태어나 현재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에스페호는 Pontificia Universidad Católica de Chile에서 ‘묘사적 사실주의(descriptive realism)’ 전통을 바탕으로 수학했다. 그의 회화는 단순한 재현을 넘어 사물과 시간, 그리고 그 사이에서의 감각을 탐구하며, 정물화의 현대적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영국 미술사학자 이안 로버트슨(Ian Robertson)은 이번 전시 서문 「Time’s an affair of instants spun to days」에서 에스페호의 작업을 17세기 네덜란드 정물화에서 장 시메옹 샤르댕, 피에르 보나르, 조르조 모란디로 이어지는 계보 속에 위치시키고 있다. 동시에 그는 작가의 회화가 특정한 순간을 포착해 시간을 정지시키는 ‘순간의 포획’이라는 특성을 지닌다고 분석하였다. 그의 작품은 일상의 사물과 풍경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존재의 흔적을 섬세하게 드러내며, 관람자로 하여금 현재의 감각과 감성에 집중하게 만든다. 특히 이번 에스페호의 작업은 동아시아 미학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 한국의 달항아리와 분청사기, 일본의 와비사비 개념, 그리고 중국 도자 전통에서 나타나는 시간성과 불완전성에 대한 인식은 그의 화면 속에서 중요한 조형적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시인 기형도의 「빈 집」이 환기하는 정서처럼, 그의 작품은 부재와 존재 사이의 긴장, 그리고 기억과 감정을 시적으로 풀어내었다. 이번 전시 《Bright Moon》의 개념적 출발점은 황진이의 시조 「청산리 벽계수야」이다. 달의 주기적 변화와 순간적으로 공간을 채우는 빛은 작가의 화면에서 형상과 배경의 관계로 재해석되며, 덧없음과 영속, 순간과 지속 사이의 관계를 사유하게 한다. 전시에는 신작 18점이 소개되며, 작품과 작품사이 일부 공간은 어둡게 구성된 여백을 통해 달빛과 시간의 흐름을 공간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연출하고자 하였다. 색채와 형태, 빛과 그림자의 관계를 통해 구축된 화면은 정지된 듯하면서도 흐르는 시간의 감각을 동시에 전달한다. 에스페호는 이미 국제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로, 지난 1월 런던에서 열린 〈Lustre〉 전시는 Pierre Bonnard와의 회화적 대화를 바탕으로 구성되었으며, 도록에는 제30회 상파울루 비엔날레 총감독을 지낸 Luis Pérez-Oramas가 글을 기고했다. 이어지는 전시에서는 제33회 상파울루 비엔날레 큐레이터 Gabriel Pérez-Barreiro가 참여하며, 동시대 라틴 아메리카 작가로서는 드물게 두 비엔날레 큐레이터의 연속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또한 2026년에는 Frieze New York을 시작으로 에든버러, 튀니지 셀마 페리아니 갤러리로 이어지는 국제적 일정 속에서,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개인전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에서 형성된 작가의 시선이 한국의 전통 시조와 만나 새로운 조형적 언어로 확장되는 이번 전시가, 관람객에게 깊이 있는 사유의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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