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1등급
외화면 : 화면 밖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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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소개
저는 데이비드 린치(David Lynch)의 영화를 특히 좋아합니다. 그는 화면에 무엇을 담을지보다, 무엇을 감추고 생략했을 때 관객의 공포와 호기심이 극대화되는지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명확히 매듭지어지지 않은 채 관객에게 해석의 권력을 넘겨주는 그의 ‘열린 결말’은 저를 오랫동안 매료시켰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은 이미지와 컷의 배열만으로 서사를 구축하는 만화적 문법을 거쳐, 현재 제 작업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Woon_ Scene_2025_16_캔버스에 유채_72.7×72.7cm_2025 회화를 전공한 저는 캔버스를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틀이 아닌, 하나의 ‘카메라 렌즈’로 설정합니다. "무대 위에 배치한다"는 뜻의 영화 용어인 미장센(Mise-en-Scène)을 회화에 도입하여, 화면 안의 인물, 시선의 방향, 사물의 크기, 그리고 빛의 대비를 치밀하게 조율하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배치를 넘어,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프레임 밖으로 숨길 것인지 결정하는 일종의 ‘연출’ 과정입니다. Woon_ Scene_2026_2_캔버스에 유채_72.7×72.7cm_2026 Woon_ Scene_2026_4_캔버스에 유채_72.7×116.8cm_2026 Woon_ Scene_2026_6_캔버스에 유채_72.7×116.8cm_2026 더 나아가, 몽타주(Montage) 이론 역시 제 작업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영화가 서로 다른 쇼트(Shot)의 충돌로 제3의 의미를 창조하듯, 제 작업 역시 단절된 장면들을 제시함으로써 관객의 뇌리에 정지된 이미지가 아닌 '움직이는 서사'를 가동하게 만듭니다. 즉 단지 멈춰 있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관객으로 하여금 그 장면의 전후 맥락을 상상하게 만드는 '심리적 편집 스위치'를 누르는 것입니다. 작품의 제목을 ‘Scene_제작년도_제작순서’로 명명하는 것 또한 이러한 의도의 연장선입니다. 텍스트가 주는 선입견을 철저히 배제하고, 관객이 오직 시각적 단서만으로 화면과 밀도 있게 마주하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Woon_ Scene_2026_7_캔버스에 유채_72.7×72.7cm_2026 Woon_ Scene_2026_8_캔버스에 유채_72.7×72.7cm_2026 Woon_ Scene_2026_7+8_캔버스에 유채_72.7×72.7cm×2_2026 이렇게 저는 정답을 발설하는 대신, 스스로 질문하게 만드는 ‘불완전한 단서’를 고정해두는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각 장면의 진실을 알고 있지만, 그 이야기는 관객들의 자유로운 해석과 종결을 위해 끝까지 화면 밖에 숨겨두겠습니다. Woon_ Scene_2026_12_캔버스에 유채_72.7×116.8cm_2026 이번 전시가 열리는 충무로 영상센터 '오!재미동 갤러리'는 저에게 매우 특별한 곳입니다. 한국 영화의 메카인 충무로에서 영화적 정체성을 공유하는 이 공간은, 영화 언어를 회화로 치환하는 제 작업 세계와 긴밀하게 공명하는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이토록 상징적인 공간에서 제 작품의 이야기를 완성해 줄 관객분들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을 크나큰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이곳에서 각자의 시선으로 캔버스 너머, 화면 밖에 남겨진 이야기를 마음껏 상영해 나가는 경험을 공유하시길 바랍니다. ■ Woon Vol.20260509b | 운展 / Woon / X / painting @ 은암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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