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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브로 Sinabr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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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소개
전시 개요 OVERVIEW 몸이 사라지고 난 후 남은 부스러기로부터 전시를 출발한다. 요한한과 아슈라프 툴룹의 2인전으로 꾸려진 이번 전시는, 두 작가가 지난 2017년, 2019년, 2023년 총 세 차례 협업해온 퍼포먼스 작업으로부터 파생된 이미지들을 불러왔다. 약 10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쌓아온 이들이 과거의 이미지를 매개로 서울에서 다시 만나는 까닭은, 오늘날 협업의 구조와 의미를 찾고, 퍼포먼스라는 형식 안에서 몸이 위치하는 공간을 사유하기 위함이다. 달리 말해서 전시는 과거의 이미지를 거울 삼아 개인이 타인과 만나는 방식을 살펴보면서 오늘의 몸이 타인의 몸을 마주하는 공간에 관해 실험한다. 그렇다면 ‘오늘의 몸’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오늘의 몸이라 함은,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몸이 서로 다르다는 의미인가? 요한한과 아슈라프 툴룹은 신체 감각, 디지털 환경, 기술과 인간의 관계 및 변화와 같은 주제에 천착해왔다. 하나의 매체에 고립되지 않지만, 퍼포먼스와 회화를 주로 이미지의 매체로 삼는 까닭에 두 작가는 공간에서의 몸과 평면에서의 신체적 운동성을 주로 형식의 조건으로 삼아왔다. 특히 2023년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서 진행했던 <개방된 화면을 위한 투영>(Reflections (0 paths 0) for an open screen)의 경우처럼, 주요 작업 방식은 참여자와 퍼포머 등 다수의 신체를 준비된 공간에 초대하고 정해 놓은 스코어와 미디어 장치, 공간 연출에 따라 운동하게 만드는 것이다. 고정된 규칙과 장치로 매개된 낯선 신체들이 만나는 공간에는 변수가 작동한다. 이 변수는 작품을 끊임없이 새롭게 활성화 시키며, 이는 작가들로 하여금 당대 기술 환경에서 몸과 몸의 만남, 그리고 신체가 놓이는 공간에 관한 다양한 질문들을 안겨주었다. 이처럼 두 작가는 나날이 가속하는 기술의 변화 앞에 놓인 몸의 좌표와 위상에 관해 연구하고, 어제와 조금씩 달라진 오늘의 몸을 이야기하고 있다. 총 두 개의 층(B1, 2F)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기존 퍼포먼스 작업에서 등장했던 물리적인 신체를 삭제하고 오브제, 조각, 영상, 드로잉, 회화 등 이미지의 형태로 사라진 몸의 흔적을 추적한다. 지하에서는 지난 수년간 이어진 협업 프로젝트가 각자에게 남긴 질문들을 각자의 언어로 새롭게 해석한 작품들을 전시하고, 2층에서는 과거의 협업 퍼포먼스 아카이브 영상과 ‘잿더미’가 함께 전시된다. 상실 이후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잿더미와 과거의 이미지가 함께 놓이는 방식은 전시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하게 암시한다. 잿더미 위로 3D 프린트 된 오브제가 띄엄띄엄 놓여있다. 관객은 이 작은 오브제의 형상을 알아보기 위해 검은 흔적을 가로질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잿더미는 관객 신체의 방향과 발걸음을 통제하는 일종의 스코어처럼 기능한다. 오브제로 가까이 다가서면, 관객은 그것이 하나의 ‘원형극장’(Amphitheater)이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프로시니엄 극장과 달리, 원형극장은 관객이 중앙 무대를 둘러싸는 형식이다. 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무대 위의 퍼포머 너머에 자리하는 관객과의 시선을 교차시킨다. 툴룹은 잿더미라는 고정할 수 없는 물질 위에 극장을 세움으로써 무대와 객석, 퍼포머와 관객 등과 같은 견고하게 이분화 된 경계를 흐트러뜨린다. 힘은 언제나 몸을 경유해서 행사된다. 몸과 권력이 교차하는 원형극장의 상징적 이미지가 퍼포먼스 아카이브 이미지와 함께 병렬하면서, 몸이 사라지고 난 이후 힘이 수행되는 방식을 질문하고 있다. 지하 1층에는 두 작가의 개별 작업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얽히고 있다. 가장 특기할 것은 전 층을 아울러 몸을 계속해서 삭제하는 방식으로 ‘몸’을 전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요한한과 툴룹은 몸을 물질적인 차원으로 접근하기보다 하나의 이미지로서 신체, 즉 ‘결핍’을 통해 형상화 되는 무의식적 주체로서 소환한다. 전시에는 퍼포머도, 퍼포먼스도 없지만 관객의 존재로부터 상상되는 몸적 주체가 자리하는 것이다. <투영된 흔적>(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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