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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소개
‘깎고 구축하다 보면’ 안소연 (미술비평가) 김주환의 조각은 ‘중간존재(interbeing)’를 자처한다. 들뢰즈(Gilles Deleuze)와 가타리(Félix Guattari)가 ‘리좀(rhizome)’의 특성으로 설명한 개념이 중간존재다. 말하자면, 시작도 끝도 없이 서로 연결되어 비위계적으로 확장해 가는 “되어감(becoming)”을 근거로 하는 개념이다.[*제이 에멀링, 『20세기 현대예술이론』, 김희영 옮김, 미진사, 2015, pp. 197-209 참고.] 그동안 김주환은 일종의 연금술적인 감각으로 임의의 형상이 공간 속에 출현할 “상황”을 꾸려왔다. 어떠한 물질이 됐든 사물이 됐든, 그는 그것의 (유일무이한) 근원적 형태에서 벗어난 다수의/복수의 형상으로 연결을 시도한다. 그것은 한 점에 닿고자 하는 목적도 없고, 우회하고 변환하며 연쇄하는 형상에 대한 사유를 이끈다. 연금술사처럼 철을 녹여서 일체의 양가적인 구분이 상쇄되는 형태의 변환을 시도했던 그간의 작업을 떠올려 볼 때, 김주환은 공간 속에서 “형상”의 출현 그 자체 보다는 그러한 사건을 발생시키는 끝없는 시간적 “변환”에 더욱 몰두해 왔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무게와 강도, 색채와 질감, 그 재료가 본성적으로 갖고 있는 압도적인 분위기와 대면하여, 김주환은 그동안 철을 다루는 연금술적 조각가로서 제 역량을 꾸밈없이 솔직하게 드러내 보여왔다. 동시에 그는 그러한 재료의 변환에 관한 사유를 “자연”과 그것이 이루는 “풍경”에서 얻은 깊은 경험적 통찰로 실체화 한다. 예컨대, 빛과 바람과 물결 등이 조성하는 자연의 풍경을 통해 지각하고 경험한 일련의 사건을 조각적인 재료와 형태의 관계에 부여하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조각가인 그는 땅을 경작하며 거기서 소산을 얻는 농부의 삶을 병행한다. 조각가와 농부의 삶은 그에게서 꽤나 자족적인 모습으로 비춰지곤 하는데, 그 노동의 목적이 마치 (연금술적인) 그 행위 자체에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 그 둘의 노동은 서로 연결되어 미세한 차이 속에 교차하며 서로를 반영하는 가운데, 조각은 점차 농부의 땅을 닮아가고 밭의 소산은 나름의 조각적 의미를 갖추어 가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김주환의 조각은 어떤 형상으로의 되어감을 향한 잠재력을 좇는다. ** 그의 최근 작업은 산과 물과 땅에 관한 사유에 닿아 있다. 이들을 관통하고 있는 화두는 “흐름(flow)”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이는 그의 철 용접 작업에서도 가장 포괄적인 의미를 지녔던 개념으로 들뢰즈와 가타리의 리좀에 관한 논의와도 많이 닿아 있다. 이전 작업에서 종종 언급됐던 “물결” 혹은 “파동”처럼, 그는 이 세계 안에 작동하고 있는 힘의 물리적 이동과 변환이라 말할 수 있는 “흐름”에 관한 추상적 사유를 조형적 원리로 구축해 왔다. 말하자면, 삼차원의 현실 세계를 작동시키는 물리적인 힘과 그것에 대한 추상적 사유를 거쳐 조형적 구축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최근 작업의 재료와 형태에 있어서 다소 큰 변화가 보이긴 해도, 그의 조형적 사유를 매개하는 개념에 있어서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도 할 수 있다. 최근 작업에서 김주환은 길가의 고사목을 (허가를 받고) 벌목해 가져다가 껍질을 벗기고 형태를 다듬어 땅 위에 다시 세울 수 있는 조각의 형태로 바꾸어 놓았다. 그 첫 단계를 보여준 전시가 ⟪물의 여정, 나무의 길⟫(2022)이다. 그는, 어떤 것은 벽과 바닥 사이에 기대어 놓고, 어떤 것은 벽에 걸고, 또 어떤 것은 땅과 받침대 위에 홀로 세워 놓았다. 이에 대하여 ‘삼수령(三水嶺)’을 작업의 모티프로 제시한 바 있는데, 삼수령이라는 지역의 지리적 특성을 추상적인 조형 개념으로 전환하여 “발산과 수렴”의 원리를 도출한 셈이다.[*작가의 “삼수령-물의 여정: 발산과 수렴의 형태학” 전시 기획안 참고] 그는 삼수령의 지질과 지형의 특성상 산과 물의 줄기가 갈라지고 다시 만나는 발산과 수렴의 원리를 파악해, 이를 조형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일련의 재료와 형태의 관계를 모색했다. 요컨대 ⟪물의 여정, 나무의 길⟫은 땅과 물에 관한 개념을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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