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3등급

Moving Life

Date
상설전시
Venue
서울 종로구 인사동 178-2
Category
분류 전
관람시간
월~일요일 10:30~18:00 (확인 필요)
문의
02-733-8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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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소개

전시 개요 OVERVIEW 불확실한 세계와 불완전한 세계 ​고용수(미술이론가)  오원배의 개인전 《Moving Life》는 격변의 시대와 죽은 생명(Still Life)이 아닌 움직이는 생명, 살아있는 것과 같은 정물화를 중의적으로 표현한다. 이 중의성은 두 가지의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대형 회화와 거울지에 그려진 꽃 정물화가 그것이다. 필자는 격변의 시대를 반영하고 있는 대형 회화와 꽃을 실재하는 것처럼 그린 회화를 각각 불확실한 세계와 불완전한 세계로 명명하고 분석할 것이다. 먼저 불확실한 세계로서 <무제>이다. 세로로 긴 대형 회화의 상단에는 인물의 흉상이 거꾸로 그려져 있고 그 아래로 구조물과 숫자가 있는 공, 저울 등이 어지럽게 놓여 있는 모습이다. 가운데 위 인물에서 왼쪽에 쓰러진 붉은 저울을 지나 그림의 하단으로 내려오면 모래시계와 침 없는 초록색 저울로 이어지고 계단과 같은 공간을 통해 시선은 밖으로 나간다. 구조물의 형태들은 관람자의 시선을 연결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전체적으로 무채색의 안료로 그려진 화면 속에 붉은색의 쓰러진 저울이나 바로 서 있지만 침이 없는 초록색 고장 난 저울에 시선이 고정되는데, 사물이 지닌 재현적 이미지가 강하게 와 닿기 때문이다. 작가는 2023년 6월 어느 날 목포로 떠난 여행에서 구도심 한 곳에 있던 중고품 판매상에 쌓인 낡고 고장 난 저울을 우연히 접한 뒤 작품의 소재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2023년 인천아트플랫폼 개인전의 대형 회화에 그려진 침이 있는 저울, 2024년 아트사이드 개인전에서 공간 내에 설치작품으로 선보였던 실제 저울은 이번 작품에서 이미지로 다시 등장하였다. 도시와 삶을 늘 관찰해 왔던 작가가 발견한 오브제는 우연을 넘어 사물에서 이미지로, 의미를 부여받은 사물에서 서사적 상징으로 재구성된 셈이다. 고장 난 저울이 놓인 작위적인 상황은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것일까? 고장 난 저울은 제 기능을 상실한 현시대의 단면을 상징한다. 국내 현실을 넘어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지정학적 갈등이나 기후 문제 등 그 이상의 광의적 맥락에서 인류적 관점으로 볼 것을 제안한다. 화면 중간에 배치된 공의 숫자는 규칙보다는 시간 게임과 같은 불확실성을, 모래시계는 흘러가고 있는 현재의 시간성과 함께 해석하도록 한다. 여러 가지의 이질적인 사물의 병치로 낯섦을 유도하기보다 하나의 서사로 작동하는데, 그 이유는 그가 과거부터 줄곧 미묘한 사회문제에 대한 이슈를 표현해왔던 점이다​. 작품의 연속성과 관련하여 보았을 때도 2023년 작품에서 저울을 든 정의의 여신상 이미지와 기중기 이미지가 도시개발 풍경과 함께 등장했던 점을 미루어보면 저울이 갖는 알레고리적 어법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도 현실의 정치에 예술로 직접 발언하기보다 거리를 두는 그의 태도를 밑바탕에 깔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번 전시에 등장한 저울은 앉은뱅이저울로 용수철에 힘이 가해졌을 때, 일정한 비율로 줄어드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대체로 시장이나 식품점에서 매매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전자식 저울 못지않게 많이 보이는 사물이다. 저울의 숫자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제도, 규율로 읽히고 계량의 행위는 우리의 삶을 정해진 기준에 맞춰 측정하는 것으로 읽힌다. 그가 그린 저울의 숫자는 제거되어 있고 용수철은 이탈되어 있으며 선명하게 빛나는 안료로 그려진 공과 숫자는 강조되어 있다. 이는 세계 내에 존재하는 사회적 제도와 장치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불확실한 세계에 지배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인간은 본래 사회 내에 순응하며 살아가야 할 운명으로 태어나지만 정의와 평등과 같은 가치를 위해, 제 기능을 찾기 위해 저항해 오기도 했다. 이 작품에 저항하는 인간의 형상은 없고 작위적 상황이 주는 상징적 분위기만 느낄 수 있는데, 그것은 불확실한 세계에 종속된 보편적 인간의 혼란스러움, 불안감이다. 막연히 예측 불가능한 것과 다른 정상적이었던 것이 작동하지 못할 때의 불확실함은 회복의 가능성도 내포한다. 그가 줄곧 표현해 왔던 뒤틀린 자세로 고통 받는 듯한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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