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1등급
조현서 개인전《FACE - 관계의 표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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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소개
◎ 전시 장르 입체, 평면 등 ◎ 재료/기법 레진, 4B 연필 드로잉(무수한 선의 축적), 천/실/재봉틀 드로잉, 4B 연필 ◎ 전시 내용 조현서 개인전 《FACE - 관계의 표정들》이 2026년 5월 갤러리아트톡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2009년에 제작한 2m가 넘는 대형 마스크 연작 〈FACE〉를 중심에 두고, 재봉틀을 드로잉 도구로 사용하는 머신 드로잉 작업을 ‘부’ 파트로 구성하여, 보이지 않는 불안과 미래 생존에 대한 염려가 우리의 얼굴을 어떻게 만들어왔는지를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전시의 핵심은 ‘얼굴’이 더 이상 개인의 내면을 단순히 드러내는 표면이 아니라, 시대와 관계가 새겨지는 장소라는 인식이다. 우리는 얼굴로 살아남고, 얼굴로 버티며, 얼굴로 타인의 기대와 평가를 통과한다. 조현서의 〈FACE〉는 그 통과의 결과로 생성된 얼굴들이다. 인간의 실제 스케일을 넘어서는 대형 마스크들은 관람자 앞에서 ‘초상’이 아니라 압도적인 ‘현존’으로 서며, 표정이 감정의 묘사를 넘어 동시대의 공기—불안, 긴장, 생존의 압박—를 담아내는 그릇이 될 수 있음을 드러낸다. 2009년 연작 〈FACE〉는 레진으로 만든 표면 위에 4B 연필로 무수한 선을 반복적으로 그어 제작되었다. 가까이에서 보면 표면은 피부의 결처럼 촘촘한 층을 이루고, 연필선은 마치 신경의 지도처럼 미세하게 떨린다. 이 무수한 선의 축적은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불안이 ‘형태 없는 형태’로 지속되는 방식을 물질화한 결과다. 불안은 한 번에 정리되지 않는다. 불안은 반복되고, 되돌아오며, 사라진 듯하다가 다시 밀려온다. 작가는 그 불안의 리듬을 ‘선의 노동’으로 기록해왔다. 이번 전시는 여기에 ‘관계’의 층을 더한다. 불안은 개인의 내부에서만 생겨나지 않는다. 타인의 시선, 사회적 역할, 비교와 평가, 기대와 책임 속에서 불안은 증폭되고 변형되며 얼굴에 먼저 나타난다. 작가는 얼굴을 하나의 표정으로 고정시키지 않기 위해, 머신 드로잉 작업에서 눈·코·입의 분리, 표정의 비결정성, 관람자의 ‘찾기’ 경험을 적극적으로 도입한다. 관람자는 분리된 요소들 사이를 이동하며 표정을 스스로 조립하고, 그때마다 얼굴은 다른 감정의 가능성으로 열리게 된다. 이는 정체성이 하나의 결론으로 수렴되지 않는다는 작가의 관점을 반영한다. 관계 속에서 ‘나’는 늘 여러 얼굴로 존재하며, 그 얼굴들은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 상황과 시선 속에서 계속 생성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재봉틀을 드로잉 도구로 전환한 머신 드로잉은 전시의 ‘부’ 파트에서 중요한 대비를 이룬다. 레진 표면의 단단한 층이 불안의 압력을 응고시킨다면, 천과 실 위의 스티치는 그 압력을 다른 방식으로 견디고 꿰맨다. 바늘의 반복은 규칙처럼 보이지만, 그 반복 안에는 손의 미세한 흔들림이 스며들며, 감정의 떨림은 물성으로 남는다. 결과적으로 이번 전시는 ‘단단한 마스크(압박/현존)’와 ‘유연한 텍스타일(흔들림/봉합)’을 병치함으로써, 불안과 생존의 조건 속에서도 관계와 정체성을 다시 구성하는 인간의 방식을 입체적으로 제시한다. 《FACE - 관계의 표정들》은 얼굴을 ‘보여주기’보다, 얼굴이 만들어지는 조건을 ‘체험하게’ 하는 전시다. 관람자는 거대한 마스크 앞에서 개인의 감정을 넘어선 시대의 불안을 마주하고, 이어지는 머신 드로잉 작업에서 표정이 고정되지 않는 상태—정체성이 하나로 환원되지 않는 상태—를 통과하게 된다. 조현서 가 제안하는 동시대적 초상은 결론을 주지 않는다. 대신 질문을 남긴다. 우리는 무엇을 표정으로 읽는가, 그리고 그 표정은 누구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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