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策展人亲自评定的等级김윤수:身贴大地
展览介绍
땅에 몸을 대고 Lying on the Ground 김윤수 개인전 김윤수 숲에 들어서면 무한한 평안 속에 안긴 듯했다. 숨결로 스미는 야생의 냄새. 비스듬히 내려앉는 한 줌 햇빛. 부드러운 흙과 풀의 감촉. 끊임없이 피어나는 들꽃들. 식물의 언어로 살아가는 새와 곤충들. 모든 사이를 지나가는 바람의 노래. 그 순간순간의 경이로움이, 삭막한 도시의 하루를 그래도 살만하게 해주었다. 2012년 우연한 계기로 계절을 따라 숲을 걸으며 생태를 들여다본 적이 있다. 대규모 개발사업을 시민들과 환경단체의 노력으로 지켜낸 계양산의 숲은 그들만의 약속과 균형으로 순환되고 있었다. 그 가을 숲의 길목에서 문득 나를 에워싸던 설탕을 졸이는 듯한 계수나무 향기의 기억은, 때때로 바람에 실려 온 달콤한 입자가 코끝을 스칠 때마다 순간이동을 하듯 그곳으로 데려간다. 잠시 동안 혹은 오랫동안, 잔잔히 삶을 토닥여 준다. 본격적으로 산책길에 만난 들꽃과 들풀을 적어 가기 시작한 것은 2020년부터였다. 그것은 생명의 연대를 이루는 숲으로의 회귀이자, 꽃을 좋아하셨던 아버지에게 전하는 안부였다. 해마다 같은 계절이 돌아오지만, 풍경은 매번 달랐다. 알아 갈수록 더 많은 것이 보였고, 인간의 개입으로 식물군이 사라지고 또 바뀌기도 했다. 해를 돌아 시작된 2025년 봄은 속절없이 번져 가는 산불에 마음을 졸이던 때였다. 그렇게 둘 곳 없는 애도를 안고, 내가 서 있는 땅에 묵묵히 발을 내디뎠다. 산과 들 그리고 정원과 길가에서 만났던 숭고한 생명의 시간은, 늘 곁에 있지만 애써 귀 기울이지 않으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대지의 균형과 리듬, 무심하고 무한하게 피어나는 아름다움에 대해 속삭인다. 수많은 생명과 호흡하며 우주의 질서에 귀 기울이고 연대를 이루며 나아가는 삶에서 나는 얼마만큼 멀어져 왔을까. 아이가 첫걸음을 디디며 대지와의 유대가 자연스레 이어지듯이, 땅에 몸을 대고, 보이지 않는 세계의 행간을 펼치며, 끝없는 명랑함 속으로 걸어들어간다. 전시《땅에 몸을 대고》는 그렇게 다시 적어 간 한 해의 노트에서 출발한다. 밤새도록 하늘과 맞닿은 모든 경계에 피어난 순백의 눈꽃—12월 14일 마지막 페이지를 통과하여—날들의 지평선을 허밍 하듯 펼쳐본다. 몸을 낮추어 마주한 대지의 노래를 따라, 희미한 안개의 장막이 일렁이며 공간을 에워싸고, 살풍경함을 어루만지듯 하얀 눈송이들이, 은하수가, 목화밭이, 검게 불에 탄 숲 위로 포개진다. 흰 시간 속에서 세상의 모든 경계는 사라진다. 너무 멀리 닿아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로 그렇게 안부가 전해지리라 생각한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모든 것으로 도착하는 눈먼 아름다움이 당신의 발밑을 수놓는다. 끝없이 순환하는 another year에 흐르는 당신의 삶이, the other year로 새롭게 쓰이기를 바라며. ※ 전시명 《땅에 몸을 대고》는 라이너 쿤체의 시『은엉겅퀴』의 한 구절에서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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